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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 오너 일가의 경영승계에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세 실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정부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굳건했던 경영권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같다. 당장 이달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갑작스러운 아버지 타계…장남의 무거워진 어깨 = 14일 금융감독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은 한진칼 지분 2.34%를 보유 중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3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 중이다. 자매도 각각 2.31%, 2.3%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갑질'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터라 경영 복귀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사장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버지 조양호 회장의 지분 17.84%를 확보하는 게 필수다. 업계는 지분 승계에 따른 상속세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공항을 비롯한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다. 이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낼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와 국민연금공단의 합산 지분율(20.81%)에 역전될 수 있다. 이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주주총회에서 이사 연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한진칼 지분을 제외한 한진, 정석기업과 대한항공 지분을 팔고 한진 등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신속하게 매각하는 한편, 배당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이런 기대감으로 시장에서 한진칼 주식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아버지의 형제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우호 세력으로 거론되기는 하지만, 과거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점을 고려하면 '백기사'로 나서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날인 13일 조양호 회장 빈소를 찾은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가 한진그룹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느냐', '한진칼 2대지주 KCGI와 접촉한 적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아들 위해 '용퇴'하고 지분 담보까지 내놨는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다시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와 함께 그룹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 지분까지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정작 채권단 반응은 싸늘했다. 결국 단기간 시간만 벌어보려는 계산이지, 오너 일가는 아무런 희생 없이 지배력만 유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오너 일가의 200억원어치 금호고속 지분으로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을 빌려달라는 게 골자다. 여기에 3년 안에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는 단서도 달았는데, 이는 아들인 박세창 사장의 경영권을 보장해 달라는 의미도 읽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년이나 시간이 있었는데 3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특히 채권단 내부에서는 박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박세창 사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면 용퇴 의미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 전 회장이 던진 승부수를 줄줄이 채권단 퇴짜를 맞았다. 현재로선 딱히 실탄을 마련할 구멍이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곧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직결한다.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잇따르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산업은행과 자구안 수정 관련된 추가 논의를 한 바 있지만, 매각과 관련된 논의가 내부적으로 진행됐거나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부터)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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